"8시간 반 걸려 도착했습니다.
국민의 편, 이승환입니다.
"
3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다목적홀. 파란 정장을 입은 가수 이승환이 무대에 등장하자 약 3,000명 관객의 환호가 터졌다.
공연장의 조명이 쏟아지고, 응원봉 물결이 빛났다.
입장 전부터 팬들은 공연장을 빼곡히 채웠고, 'HEAVEN' 투어의 광주 무대는 시작됐다.

이승환의 35주년 기념 투어 'HEAVEN'의 광주 공연은 그 자체로 상징적이다.
"티켓값의 가치를 내가 증명하겠다"며 공연을 시작한 그는 3시간 가까이 무대를 쉼 없이 채웠다.
"최고는 아닐지 몰라도, 저희는 단 한 번도 최선을 다하지 않은 적이 없다"는 말처럼, 공연은 차분하면서도 힘 있게 이어졌다.
공연 도중 그는 구미시 공연 취소 논란을 언급했다.
이승환은 "구미시가 안전 문제를 이유로 들었지만, 실제로는 저희 쪽에서 먼저 대부분의 안전 대책을 준비하고 요청했던 상황이었다"라며 "그런 설명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저도 김 전 대통령처럼 문화의 힘을 믿고 공연의 힘을 외쳐온 사람이다"며 "구미에서는 공연이 막혔지만, 광주는 저를 살려준 도시다"고 말하자 공연장은 힘찬 박수가 이어졌다.
이날 공연에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 등도 참석했다.
강 시장은 "계엄을 맞고 탄핵까지 민주주의를 응원하던 마음으로 이승환 씨를 응원하러 왔다"며 "광주 시민들과 좋은 추억을 새기고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을 찾은 임모 씨(38·광주 서구)는 "구미 공연이 취소됐다는 소식을 듣고 놀라 바로 광주 공연을 예매했다"며 "이승환의 공연은 늘 메시지가 있고, 오늘도 그 진심이 무대 위에서 고스란히 전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이승환은 당초 지난해 12월 25일 경북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을 준비했지만, 구미시 측이 시민 안전과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대관을 취소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강 시장이 광주 공연 유치를 제안했고, 그 제안은 5월 3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의 무대로 이어졌다.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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