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 해군 역사상 최대 규모로 평가되는 5000t급 구축함 진수 기념식에도 딸 김주애를 대동했다.
26일 조선중앙TV가 방영한 1시간 7분 분량의 해군 구축함 진수 기념식 영상을 보면 김정은은 '방탄 열차'로 알려진 전용 특별열차를 타고 남포조선소를 방문했다.
조춘룡 당 군수공업 담당 비서가 김정은과 김주애만 있는 특별열차 칸에 들어가 진수식 준비 완료 보고를 했다.
이에 김정은이 "잘 됐어?"라고 짧게 물은 뒤 바로 김주애와 함께 행사장으로 이동하는 장면도 담겼다.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비롯해 당·정·군 고위 간부들도 전용 열차를 타고 손·자녀와 함께 이 행사에 참석했다.
영상에는 김덕훈 당 경제비서 등 주요 간부들의 모습이 포착됐으며, 김여정도 자녀로 보이는 아이들과 함께 내려 이동하는 모습이 방영됐다.
김주애는 지난해 조선인민군 해군사령부 방문 때와 같이 흰색 재킷과 검은색 바지 정장 차림으로 김정은과 함께했다.
북한 매체는 김주애가 조선인민군 군가를 따라 부르고 김정은의 진수식 연설 가운데 한미 합동군사연습이 대북핵 타격 가능성을 염두에 둔 도발이라는 취지의 발언에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전했다.
또 진수식이 끝나고 김주애가 김정은의 팔짱을 끼고 '최현호'라고 이름이 붙은 구축함을 돌아보는 장면은 수 분간 비중 있게 다뤄졌다.
김주애의 귀엣말에 김정은이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도 있었다.
김정은과 김주애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선물한 '아우르스'에 올라타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최현호는 수직 발사 시스템(VLS)을 갖추고 있으며, 대함 미사일, 함대공 미사일, 순항 미사일 등을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은은 이번 행사에서 "선제 또는 최후의 보복 공격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새로운 해군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통적으로 육군 중심 체제인 북한이 이번 행사를 통해 해군 강화 전략인 최현호를 보여주면서 이 행사에 김주애를 내세운 것은 김주애가 '해군과 함께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지도자'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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