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에서는 이재명이가 대통령이 된다카는데, 선거 결과는 아무도 모르는 기라. 투표함 뚜껑을 열기까지는.” “뭐라캐샀노, 윤석열이가 나라를 요래 망쳐놨는데. 이재명이 말고 (지금) 대통령이 될 만한 인물이 없다 아이가.
지난 21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6·3 대선 양당 유력 경선 후보들에 대한 반감부터 나타냈다.
자갈치시장에서 28년째 장어 장사를 하고 있는 50대 여성 김모씨는 “대통령이 될라카믄 부산경제부터 살려야 한다 아입니꺼”라며 “코로나19 이후 죽었다가 좀 살아나려던 경기가 비상계엄이다, 탄핵정국이다 하는 판국에 도로아미타불이 됐어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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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말부터 비상계엄으로 인한 탄핵정국이 5개월째 길게 이어지면서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내부가 썰렁하다. |
그는 “국민의힘에선 그나마 오세훈(서울시장)이가 참신하다고 생각했는데, (정치 브로커) 명태균이한테 발목이 잡혀 (선거에) 나오지도 못하면서 찍을 만한 사람이 하나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기자가 김씨를 붙잡고 오래 대화를 이어가자 바로 옆 활어가게 40대 여성 최모씨가 말을 보탠다.
최씨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이가 지난번 대선에서도 아깝게 떨어졌는데, 아무리 (이재명의 사법)리스크가 크다고 하지만 지금으로선 다른 방법이 없다 아이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는 정권을 바꿔야 한데이”라며 “그래야 부산도 변할 수 있는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부산이 보수 텃밭이긴 하지만 이번에는 모르긴 몰라도 정권을 바꿔야한다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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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치시장 앞 노점상도 손님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
박씨는 “현재 국민의힘 후보로는 그 누구도 이재명을 이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 후보 중에서) 한동훈이 젊긴 하지만 (정치) 경험이 없고, 김문수(전 고용노동부 장관)는 참신함이 없다.
그나마 한덕수 총리가 좀 나은데, 출마 선언을 안 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20~30대 젊은이들 표심은 다양했다.
같은 날 금정구 부산대 앞에서 만난 대학생들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비판하면서도 국회 절대다수 민주당의 횡포도 다를 바 없다고 입을 모았다.
대학생 오모씨는 “준비 안 된 대통령도 문제가 많지만, 다수당에 의한 의회 독단정치도 위험하긴 매한가지”라며 “이제는 대선이든, 총선이든 당이 아니라 인물을 보고 표를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 강모씨는 “윤 전 대통령이 아무런 준비도 없이 국정을 맡는 바람에 나라가 한 10년은 뒤로 퇴보한 것 같다”며 “정쟁은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야지 군대를 동원해 사태를 해결하려는 생각은 결국 파국으로 치닫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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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역 광장 앞에 빈 택시들이 줄지어 서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
김씨는 “그래도 헌법재판관들이 8대 0으로 윤석열을 탄핵한 것은 잘한 것”이라며 “만약 그렇지 않고 5대 3이나 4대 4가 됐으면 나라가 두쪽으로 완전히 갈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글·사진 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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