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hub_2025012913380214428_1738125483.jpg](//cdn2.ppomppu.co.kr/zboard/data3/hub_news2/2025/0129/newhub_2025012913380214428_1738125483.jpg) 광주 고려인마을 중심부인 홍범도 공원에 세워진 고려인의 삶을 형상화한 타이포 조형물이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29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이 조형물은 고려인의 고난과 인내, 그리고 희망을 상징하는 기념물로, 슬픈 역사를 기억하고 다음 세대에 전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자리 잡고 있다.
1937년 당시 소련 정부의 중앙아시아 강제 이주 정책으로 인해 수많은 고려인은 고향 같은 연해주를 떠나 중앙아시아 스텝지대, 붉은 사막, 검은 사막, 고산지대와 같은 척박한 환경으로 강제로 이주당해야 했다.
중앙아시아의 첫 도착지 카자흐스탄 우슈토베를 비롯해 고려인들은 끝없이 펼쳐진 황무지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해 나갔다. 농사짓기에 적합하지 않은 기후와 토지, 극한의 날씨 속에서도 고려인들은 벼농사를 시작하며 척박한 환경을 극복했다.
강제이주는 단순히 한 민족의 고난을 넘어 독립운동의 역사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연해주를 중심으로 독립운동을 펼치던 독립운동가들 역시 강제이주의 대상이 됐고, 이들은 고려인들과 함께 중앙아시아로 이주해야 했다.
새로운 터전에서도 이들은 민족의 정체성과 자존감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자녀들에게 한국어와 역사, 문화를 교육하며, 한민족으로서 정체성을 계승하는 데 앞장섰다. 그들의 노력은 고려인 공동체의 결속력을 강화하며 새로운 환경에서의 성공을 가능하게 했다.
중앙아시아 곳곳으로 흩어진 고려인들은 자신들만의 공동체를 형성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놀라운 발전을 이루어냈다. 농업, 교육, 문화, 예술 등 모든 영역에서 성과를 이뤄냈으며, 현지인들로부터도 존경받는 존재로 자리 잡았다. 그들의 끈기와 노력은 소련 사회에서도 인정받아 ‘가는 곳마다 기적을 이루어내는 영웅들’이라는 별칭을 얻게 됐다.
구소련이 해체되자 민족차별과 경제난을 피해 또다시 유랑길에 오른 고려인들은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국내 입국, 전국 곳곳으로 흩어져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들 중 광주에 자리 잡은 고려인들은 자신들의 공동체를 형성하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광주 고려인마을은 단순한 정착을 넘어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타이포 조형물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삶을 일구어낸 고려인의 역사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고려인마을 관계자는 "광주 고려인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에겐 이 조형물이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한민족의 강인한 생명력과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중요한 기념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민찬기 기자 coldai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