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다사다난했다.
파리올림픽에서의 좋은 성적, 노벨문학상 수상 등 기쁜 소식도 많았지만,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高’로 국민의 살림살이는 팍팍하고 고단했다.
올해도 내수 회복 지연으로 민생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종전 우리 경제를 이끈 주력산업 둔화 등에 따라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도 긴요한 상황이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민생경제 회복’과 ‘미래 대비’를 위한 과제를 추진한다.
우선, 내수 위축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대책을 마련했다.
최근 중견 건설업체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건설경기 악화에 따라 힘들게 공사를 하고도 대가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럴 경우 현행 하도급법에는 공제조합 등 보증기관에서 하도급 대금을 대신 지급하도록 하는 지급보증제도가 있지만, 2024년 하도급 서면실태조사에 따르면 지급보증을 제대로 한 업체는 약 63%에 불과하여 전년도보다 약 12%포인트 줄었다.
이에 공정위는 지급보증제도의 예외사유를 축소하는 등 하도급 대금 지급 안정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작년 입점 업체들에 지급해야 할 판매대금을 주지 않고 마치 제 돈 쓰듯 하여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던 ‘티메프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온라인 중개거래 플랫폼으로 하여금 판매대금을 별도의 제3의 계좌로 관리하면서 신속하게 정산토록 할 계획이다.
 | | 한기정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
다음으로, 경제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통신·자동차·반도체 등 핵심산업에서 중소·벤처기업의 혁신과 성장을 가로막는 담합, 기술유용 등 불공정 관행을 집중 점검한다.
또한, 영상시청·음악청취 등 국민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은 구독형·모바일 플랫폼, 해외 온라인 중개플랫폼의 불공정거래와 소비자 기만행위 등에 대한 감시도 강화할 것이다.
셋째,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위기에 대응한 소비자 보호 대책을 추진한다.
최근 ‘웨딩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는 등 과다한 결혼 준비비용이 예비 신혼부부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일명 ‘스드메’로 불리는 결혼 준비 서비스로 인한 소비자 피해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불투명한 가격정보가 주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공정위는 소비자들이 사전에 가격정보를 명확히 알고 결혼 준비를 할 수 있도록, 결혼준비대행사가 스드메 웨딩 패키지 내 항목별 세부가격을 상세히 설명할 의무 등의 내용을 담은 표준약관을 제정하고 가격정보 제공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가입소비자 892만명, 선수금 9조4000억원에 달하는 상조 소비자 보호도 강화한다.
특히, 상조업체가 소비자들이 납입한 선수금을 ‘깜깜이 쌈짓돈’처럼 운용하면서 친·인척 등에게 제한 없이 대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제도 개선도 역점 추진한다.
넷째, 대기업집단 제도의 합리적 운영도 지속한다.
우선, 외식업·건물관리업 등 중소기업 주력업종과 부동산·의료 등 민생 분야의 부당 내부거래를 집중 점검한다.
특히, 부실·신생 계열사에 대한 일감몰아주기나 편법적 경영권 승계를 꾀하기 위한 지원행위에 엄정히 대응할 것이다.
한편, 경제환경 변화를 반영하여,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기준을 국내총생산(GDP)에 연동하는 등 정책의 합리성은 높일 계획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속도와 체감도이다.
공정위는 올해 국민들이 각자의 삶에서 가시적 성과를 느낄 수 있도록 한 걸음 더 빠르게 핵심과제들을 추진해 나가겠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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