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산불에 국내 보험사 '불똥'…보험금 규모 최대 수백억원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에 국내 손해보험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체 피해규모가 최대 4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이 지역에 진출한 국내 보험사들도 최대 900억원에 달하는 보험금 지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산불이 발생한 지역 중 이튼 지역에서 34건, 팰리세이드 지역에서 3건의 보험계약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산불에 따른 보험금 지급 규모는 최대 6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는 등 화재가 발생한 지역에서만 수십건의 계약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다른 국내 보험사보다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고가주택 관련 보험계약은 인수하지 않는 등 위험을 관리한 영향으로 최악의 상황은 피한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DB손보 관계자는 “2023년 하와이 산불 때보다 현저히 낮은 피해액이 예상돼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며 “신속히 보험금을 지급해 현지 주민들이 피해를 복구하는 데 최대한 협조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2023년 하와이·괌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DB손보가 1600억~1800억원 규모의 손실을 인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재보험사 코리안리도 이번 LA 산불로 인해 1000만~1900만 달러(약 146억~278억원) 수준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아직 산불이 진행 중이지만 현재로서는 1200만 달러(약 175억원) 수준의 보험금 지출이 이뤄질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도 미국에서 보험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이번 LA 산불에 따른 영향은 없거나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주로 기업을 대상으로 보험계약을 따낸 데다가 LA 지역의 산불 위험이 비교적 큰 탓에 보수적인 영업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A 산불과 관련해 국내 보험사들이 간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소식은 국내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DB손보 주가는 14일 종가 기준 9만17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날 대비 8.1% 낮은 가격이다.
DB손보 손실액이 1000억원대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시장에 퍼지면서 하락세를 부추겼다.
그러나 최대 예상 손실액이 600억원으로 확인되고 주가 하락 폭이 과도하다는 경계감이 시장에 퍼지면서 이날 9만5000원 수준까지 회복했다.
한편 지난 7일(현지시간) 시작돼 1주일 이상 이어지고 있는 이번 산불로 인해 지금까지 24명이 사망하고 건물 1만2000채 이상이 불에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