횃불대행진·달집 태우기 등은 진행
3월 14∼16일 애월읍 새별오름 일대서
재일제주인 음악가 양방언 공연 등
생태계 훼손과 산불 우려 등으로 존폐 논란을 벌여온 제주의 대표적 문화관광축제인 들불축제가 오름을 불태우는 대신 미디어 아트를 활용해 ‘가상 불 놓기’로 대체한다.
15일 제주 제주시에 따르면 ‘2025 제주들불축제’가 3월 14일부터 16일까지 애월읍 새별오름 일대에서 열린다.
시는 ‘우리, 희망을 피우다’라는 주제로 새해 희망을 기원하며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2025 제주들불축제를 연다.
 | 오는 3월 열리는 제주들불축제 기간에는 실제 오름 불놓기 대신 미디어아트로 이를 연출한다.
제주시 제공 |
이번 축제는 지난해 시민기획단 논의 결과와 전국 콘텐츠 공모, 자문단 의견 수렴 등 검토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축제 기본계획에 따라 ‘제주를 대표하는 지속 가능한 축제’를 목표로 추진된다.
환경파괴 논란 등으로 폐지된 주 행사인 ‘오름 불놓기’는 재일제주인 음악가 양방언을 비롯한 아티스트들의 공연에 미디어아트 등을 결합한 가상 불 놓기로 대체된다.
제주의 목축문화를 상징하는 불을 테마로 횃불대행진, 달집태우기 등 불 놓기 축제 전통을 일부 유지하고, 미디어아트와 아티스트들의 연주를 더해 위로와 희망, 감동을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전달한다는 게 시의 계획이다.
이에 더해 1000여명이 참여하는 읍면동 풍물패의 공연과 시민들이 직접 희망의 불씨를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결합한 ‘희망을 피우는 공연’도 진행된다.
시는 또 제주 목축문화 등 역사문화자원을 연계한 체험 콘텐츠를 운영하고, 불놓기로 통제됐던 새별오름을 상시 개방해 오름 트레킹 등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2025 제주들불축제는 3월 14일 삼성혈에서 희망불씨 채화로 시작한다.
14일엔 희망기원제, 각종 경연대회와 체험 등이 진행되며, 저녁 개막식에서는 희망불 안치 퍼포먼스와 함께 ‘희망, 틔우다’를 주제로 한 공연이 펼쳐진다.
15일엔 기존의 오름 불놓기 대신 ‘희망, 오르다’를 주제로 횃불대행진과 달집태우기 등 행사가 진행된다.
세계적인 음악가 양방언을 포함한 아티스트들의 퍼포먼스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가상 불놓기가 조화를 이룰 전망이다.
양방언은 제주 출신 아버지와 신의주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6세 때부터 클래식 피아노를 배우고 중학교 시절부터 밴드 활동 시작,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넘나들며 음악으로 국적, 민족, 국경의 경계를 허물며 희망과 도전을 노래하는 재일제주인 음악가다.
시는 축제 출연을 확정한 양방언과 선곡 등을 협의 중이며, 오름 불놓기를 전후해 약 25분 동안 4∼5곡을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6일엔 '희망, 잇다'를 주제로 청소년가요제, 새희망 묘목 나눠주기, 들불큰장(특산물할인행사)이 진행된다.
김완근 제주시장은 “정체성과 생태적 가치를 지키면서 제주들불축제를 시민참여 축제로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첫해인 만큼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들불축제는 이런 전통적인 목축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현해 1997년부터 해마다 열어온 제주의 대표적 축제다.
축제 기간 20만~30만명의 주민과 관광객이 찾는 이 축제의 오름 불놓기는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해발 519m)의 남쪽 경사면 26만㎡에 이르는 억새밭에 불을 놓는 행사이다.
그러나 산불과 가축 전염병 발생, 코로나19 등으로 축제가 취소되거나 축소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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