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수산기술연구소가 김 육상 양식 기술을 개발해 고품질의 김을 연중 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김 육상 양식은 육상에 바다와 동일한 환경의 대형 수조 시설을 설치하고 김 단포자를 유엽으로 배양해 키우는 방식이다.
자연재해나 기온 변화의 영향 없이 적은 면적으로도 다량의 김을 연중 생산할 수 있는 데다 해양 오염원 차단으로 병해 등 질병 관리에 유리하고 자동화된 양식 관리 시스템을 통해 품질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 | 전북 고창 소재 전북도 수산기술연구소 수산물안전센터 김 육상 양식시험 시설 모습. 전북도 제공 |
전북도는 2022년 ㈜풀무원과 육상 김 양식 기술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협약(MOU)을 체결한 이후 공주대, 군산대 등 학계와 협력해 3년여 만에 김 육상 양식이 가능한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김 단포자 대량 방출 유도와 안정적 배양 기술에 집중해 기술적 난관을 해결했다.
그 결과 김 생산 기간을 기존의 3분의 1로 단축하고 성장률은 10배 이상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스마트 배양기와 인공지능(AI) 모니터링 기술을 함께 도입해 배양 조건을 정밀하게 제어하고, 자동화로 인력과 시간을 절감해 생산 단가도 낮췄다.
연구진은 현재 4t 규모의 김 양식 수조 4개를 활용해 연중 생산 체계를 구축했으며, 대량 생산 기술도 확보했다.
전북도는 김 대량 양식 기술과 가공품 개발을 산업화로 확장하기 위해 풀무원, 공주대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가 연구개발(R&D) 사업 공모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우량 김 종자 생산과 육상 양식 기술 개발을 지속할 계획이다.
앞서 풀무원은 지난해 전북도와 군산시, 개발금개발청, 한국농어촌공사 등과 새만금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군산시 새만금 수산식품 수출가공 종합단지에 향후 5년간 60억원을 투자해 ‘육상 김 연구개발(R&D)센터’를 조성할 계획을 밝혔다.
센터는 올해 상반기 착공해 육상양식 물김 연구와 마른 김을 가공할 수 있는 생산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양식 김을 활용해 김 스낵 등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전병권 전북도 수산기술연구소장은 “산학연 협력을 통해 김 육상 양식을 선도하고 산업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김 육상 양식 기술 개발은 기후 위기에 따른 해수 온도 상승과 영양염 부족에 따른 김 황백화 현상, 태풍 등 자연재해에 영향을 받지 않고 연중 수요를 충족할 공급 생산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최근 55년간(1968~2022년) 한국 해역 표층 수온은 연평균 1.36도가량 상승했다.
이는 전 지구 온도 상승 평균치보다 2.5배 이상 높은 수준이어서 생장 시 온도에 민감한 김 양식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국내 김 생산량은 2023년 기준 53만3000t(630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전남이 41만9400t(5176억원)으로 전국 생산량의 78.7%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며, 전북은 3만5604t(367억원)으로 두 번째로 많다.
국내 김의 해외 수출 확대도 김 육상 양식 기술 개발을 부채질 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김 수출액은 2023년 기준 1조1039억원으로 전년 9046억800만원보다 1992억원(22.2%) 증가했다.
김 수출국도 지난해 124개국으로 2010년 64개국에 비해 2배가량 늘었다.
한국 김은 양식 기술 혁신과 수출 시장 다변화 전략 등에 힘입어 세계 시장 점유율이 2022년 기준 70.6%로 1위다.
한편, 국내 식품업계는 김 육상 양식 기술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18년 업계 최초로 김 육상 양식 기술 개발에 나서 2022년 수조 배양에 성공했고 이듬해는 국내 최초로 전용 품종을 확보했다.
동원F&B는 지난해 10월 제주테크노파크 용암해수센터와 김·해조류 육상 양식 기술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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