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수질개선 근거 못 밝혀
총 사업비도 계속 말 바꿔” 성토
시의원 “공론화 없이 일방 행정”
강원 강릉시가 수질개선을 이유로 경포호에 대규모 인공분수 설치를 강행하면서 지역사회서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환경파괴 우려에 더해 수질개선 효과가 없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에도 시가 막무가내로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포호 인공분수 설치를 반대하는 시민들은 9일 강릉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공분수 사업 강행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시는 혈세 250억원이 투입되는 인공분수 사업에 대해 어떤 설명도, 구체적인 사업계획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전문가들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수질개선이 가능한지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 역시 전혀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락가락하는 행정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들은 “김홍규 시장은 사업 초기 총 사업비를 300억원이라고 했으나 250억원, 160억원으로 매번 말을 바꾸고 있다”며 “거짓말을 다른 거짓말로 덮는 일이 반복되면서 사업 계획은 누더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과학적인 점검을 통해 효과가 입증되는 수질개선 사업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박경난 강릉시의원은 “시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공론화나 사업설명회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며 “일방적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대다수 시민은 경포호에 테마파크, 분수, 전망대 등의 볼거리가 들어서는 것을 좋아한다”며 “시민들과 충분하게 논의하는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릉=배상철 기자 b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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